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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포스코이앤씨가 시공을 맡고 있는 광명~서울고속도로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감전 사고는 단순한 작업 현장의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 전반에 만연한 안전 불감증의 실태를 다시금 드러낸 사건입니다.
이번 사고는 단순한 과실로 보기 어려울 만큼 반복적이고 구조적인 문제로 보이며, 이를 통해 현장 안전 관리 시스템에 대해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게 됩니다.
감전 사고 발생 경위와 피해 상황
광명시 가학동에서 서울 강서구를 잇는 총 20.2km 길이의 광명~서울고속도로 공사 구간에서 발생한 이번 감전 사고는, 미얀마 국적의 30대 외국인 근로자가 지하 18m 지점의 양수기 펌프 고장을 점검하던 중 발생하였습니다.
해당 근로자는 점검 중 감전에 의해 의식을 잃었으며, 구조 직후 호흡은 회복되었으나 여전히 의식은 돌아오지 않은 상태로 전해졌습니다.
이번 사고는 특히 포스코이앤씨의 정희민 사장이 안전사고와 관련한 공식 사과문을 발표한 지 불과 엿새 만에 발생하였다는 점에서 더욱 큰 충격을 안겼습니다. 이미 한 차례 전사적 안전 점검을 완료한 직후라는 점에서, 실제로 현장에서의 안전 조치가 제대로 이행되고 있었는지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반복되는 사고, 반복되는 사과
이번 사고만으로도 충분히 중대한 문제이지만, 포스코이앤씨가 시공한 다른 현장들에서도 이미 여러 차례 유사한 사고가 반복되어 왔다는 점은 더욱 심각한 문제를 나타냅니다.
올해만 하더라도 1월 김해 아파트 신축현장에서 추락사고가 발생하였고, 4월에는 광명 신안산선 건설 현장에서 붕괴사고가 일어난 바 있습니다. 또한 대구의 주상복합 신축 현장에서도 작업자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하는 등, 전반적으로 안전 관리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음을 보여줍니다.
이처럼 사고가 반복되는 것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구조적인 관리 미비와 안전에 대한 인식 부족이 원인으로 지적됩니다.
정희민 사장은 앞선 사고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모든 현장의 작업을 중단하고, 전사적 차원의 안전 점검을 단행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로 안전 점검이 형식에 그치지 않았는지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정부의 대응과 제도 개선 방향
이재명 대통령 역시 최근 국무회의에서 연이어 발생하는 산업재해에 대해 강도 높은 발언을 하였습니다.
그는 “같은 방식으로 반복되는 사망 사고는 죽음을 용인하는 것”이라며 “이는 사실상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정부의 강경한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전국 시도청에 산업재해 전담 수사팀을 신설하고, ‘전담 수사단 체계’ 구축을 통해 산업재해에 대한 수사와 처벌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세웠습니다.
이는 단순한 사고가 아닌 기업의 책임을 명확히 묻겠다는 의지이며, 동시에 안전 불감증에 대한 구조적 대책을 강구하겠다는 선언이기도 합니다.
기업의 책임과 안전 문화의 필요성
포스코이앤씨는 이번 사고 이후 다시 한 번 전사적 긴급 점검을 시행하고, 안전이 완전히 확보될 때까지 작업을 무기한 중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반복되는 사고는 기업의 안전 문화 부재와 실효성 없는 제도 운영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기업은 안전을 비용이 아닌 필수 조건으로 인식해야 하며, 단순한 대응 중심의 안전 관리가 아닌 예방 중심의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또한 근로자에 대한 정기적인 안전 교육과 위험 요소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 현장 중심의 관리 체계를 마련해야 합니다.
안전 수칙의 형식적인 이행이 아닌, 전 직원이 자발적으로 실천하는 문화가 형성되어야 비로소 근본적인 변화가 가능할 것입니다.
결론
이번 감전 사고는 단순히 한 건의 사고로 끝날 수 없는 문제입니다. 잇따른 사고에도 불구하고 달라지지 않는 현장의 현실은 안전 불감증이 여전히 만연함을 보여줍니다. 정부의 제도적 대응, 기업의 책임 있는 자세, 그리고 근로자 개개인의 안전 인식이 함께 작동할 때에만 비로소 중대재해를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안전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기본 조건이며, 이를 간과하는 순간 또 다른 사고는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작업자가 현장에서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는 점을 상기하며, 이번 사고를 계기로 보다 철저하고 실질적인 변화가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